[포커스온] 빠르게 발전하는 AI 산업, 국내 정책과 제도 준비 현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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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온] 빠르게 발전하는 AI 산업, 국내 정책과 제도 준비 현황은?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4.04.22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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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한국은행에서는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를 통해 미래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가능성이 큰 직업을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했다. 인간의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컴퓨터 과학의 세부 분야 중 하나인 AI는 수많은 산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AI 산업은 어떤 수준에 와 있는 것일까? 실제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AI 기술은 무엇이고 관련 제도와 정책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AI 시장

컴퓨터 과학의 세부 분야 가운데 하나로 등장한 AI는 현재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며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오늘날 AI가 중요한 혁신 기술로 취급받는 이유는 AI가 그만큼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는 하루 종일 수많은 데이터가 탄생하고 있다. 인간이 모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울 만큼 다각도로, 다양하게 생성되는 이 수많은 데이터를 AI는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수집, 분석해 데이터를 활용할 최적의 방법을 도출해 낸다.

더불어 사람이 몇 시간 동안이나 집중해야 할 일을 AI는 단기간에 자동으로 처리해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절약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처럼 AI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효율성 측면에서 엄청난 장점이 있기에 혁신의 기술로 불리며 개발과 활용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AI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전 세계 AI 시장 전망[출처: MartketsandMarkets, 2030년까지의 글로벌 AI 시장 전망]
전 세계 AI 시장 전망[출처: MartketsandMarkets, 2030년까지의 글로벌 AI 시장 전망]

글로벌 리서치회사 마켓앤마켓이 2023년에 내놓은 '2030년까지의 글로벌 AI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3년 1502억 달러(약 207조 원)에서 2030년 1조 3452억 달러(약 1855조 원)로 연간 36.8% 고속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 분야에서는 얼굴 인식이나 자율주행 자동차, 물류 자동화 등에 영향을 주는 컴퓨터 비전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측했으며 비즈니스 부문에서는 마케팅과 영업에서 AI의 활용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최고의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인 삼일PwC는 AI 시장의 전망을 더욱 크게 내다보았다. 삼일PwC와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스태티스타는 AI 산업이 연평균 36.6%씩 성장해 2030년이면 세계 시장 규모가 18조 4750억 달러(약 2경 436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에서 강점을 보이는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는 AI 반도체 시장은 2022년 326억 달러(약 42조 2985억 원)에서 2030년 1조 179억 달러(약 1320조 7252억 원)로 약 31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조사 업체마다 AI 시장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전체 규모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의 시장 조사 업체는 AI 산업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생성형 AI, AI 반도체 등 AI 주요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는 어느 조사에서나 동일하게 나타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각 산업별 AI 활용 사례는?

2023년 8월, 딜로이트 AI 연구소에는 AI 활용서를 발간했다. 이 활용서에는 첨단 기술·미디어 및 통신, 소비자, 에너지·자원 및 산업재, 금융, 생명과학, 정부 및 공공 부문의 6대 산업별 실질적 AI 활용 사례가 기술되었다.

가장 먼저 첨단 기술과 미디어 및 통신 부문에서는 유지 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자가 복구 네트워크, 언어 번역 서비스로 대표되는 자연어 처리 기술, 오디오·비디오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오디오·비디오 마이닝, 고객이 광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시청자 감정 감지 기술 등이 있다.

소비자 산업에서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무인 자동화 매장,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이 있다. 여기에 AI가 머신러닝과 3D 스캐닝 등을 활용해 고객의 신체 사이즈나 형태를 정확히 측정, 어울리는 맞춤형 패션 아이템을 제안하는 패션 테크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는 자동화 고객 서비스도 있다.

에너지·자원 및 산업재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공급망, 산업 재해를 예방하는 가상 플랜트 운영,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공장과 동일한 디지털 모델을 생성, 분석하는 디지털 트윈 팩토리 등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며 효율과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금융 산업에서는 AI 도입이나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업계에서도 AI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에 다양한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제는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생체 인식 디지털 결제가 대표적인 AI 기술이다. 고객의 운전 패턴이나 결제 내역을 확인해 AI가 사용자 맞춤형 보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소비자의 사기를 탐지하는 AI 기술도 있고 부동산 가격이나 대출, 신용 카드의 위험성과 신용도를 AI가 분석, 평가, 추정하는 기술도 일부에서 활용 중이다.

생명과학과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지금까지 AI를 주로 반복 업무나 일반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에만 활용해 왔는데, 이제는 AI를 보다 고도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생명과학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데 AI를 활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생명체를 설계하는 합성생물학에서 AI가 활용되기도 한다.

디지털 트윈으로 신약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가상 신약 개발 연구실도 등장한 바 있다. 질병의 원인이나 특성, 영향을 파악하는 데 AI가 사용된 사례도 있으며 환자 생체 신호 데이터의 이상 징후를 분석, 파악하는 데도 AI가 사용되었다. 환자의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서비스, 방사선 영상 개선과 분석에도 AI가 활용되어 화제가 되었다.

정부와 공공 서비스 부문은 각 기관별로 AI 도입 여부와 활용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국방이나 정보, 법집행 기관에서는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대민 서비스나 보건 기관은 기관의 특성에 따라 활용도가 천차만별이다.

정부, 공공 서비스에서의 대표적인 AI 활용 사례는 영상 감시 예측이다. 지능형 CCTV의 영상 분석에 AI를 활용해 사전 문제를 감지하는데 활용되고 있으며 정밀 군사 전략을 개선하기 이해 AI가 사용되기도 했다. 도시의 주요 인프라 모니터링, 유지·보수는 물론, 재판 결과를 예측하거나 판사의 판결 능력에 도움을 주는 형태의 AI도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 로봇, 무인 생산 공장, 버추얼 이미지 AI, 소비자의 패턴 분석을 통한 수요 예측, 공급망 관리 등 제조업이나 엔터 산업 등 다른 분야에서도 AI가 적극 활용되며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AI에 진심인 한국의 정책은?

한국은 2019년 'AI 국가전략'을 통해 AI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쌓는데 주력했다. AI 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3대 분야 9대 전략, 100대 실행 과제를 제시했으며 이를 각 기관, 업계에서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23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AI 규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방안으로 AI 국제 협력 확대, AI 일상화 추진, 디지털 권리 장전 수립, AI 윤리·신뢰성 확보 등 4가지 세부 방안이 포함된 정책이다. 올해 4월에는 민관 협력에 초점을 둔 AI 최고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각 산업별로 AI 전략이나 가이드를 담은 계획이나 마스터플랜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데이터 처리 방식이 복잡한 AI 환경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적용 원칙과 기준을 구체화한 AI 단계별 '6대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에 제조업의 공정혁신과 생산성 제고를 통한 산업 대전환을 위해 'AI 자율 제조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 간담회를 개최하며 업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다만 법안에 관해서는 아직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3월, 유럽연합(EU)에서는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을 내놓았다. AI의 활용이 대중화됨에 따라 보안 문제나 국민들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안이었다. 이에 한국에서도 AI 관련 기본법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국회에서 1년간 계류된 상태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일단 서둘러 AI 기본법을 입법해야 글로벌 AI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으나 AI의 신뢰성 확보를 골자로 하는 법안인만큼, 좀 더 치밀하고 세세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AI는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킬 첨단 미래 기술 중 하나다.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투자와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는 AI 산업에 한국 역시 참전을 선언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정책과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빨리 나아가려는 욕심이 자칫, 큰 화로 번질 수 있다. AI의 발전과 활용도 좋지만 AI의 위험성에 대비한 규제와 기준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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