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 법적 근거 미비…현실에 맞는 규정 필요

기사승인 2018.10.31  09: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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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화폐와 ICO 관련 법적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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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한민국을 휩쓴 암호화폐 광풍은 전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으며 거래규모 또한, 전 세계에서 손꼽혔다. 그러나 당국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자본조달(ICO) 행위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대표자를 구속하기도 했다. 그 결과 국내를 기반으로 한 ICO는 싱가폴, 홍콩 등 해외로 이탈하게 됨에 따라 정작 국내 암호화폐 기술과 자본 축적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암호화폐 기술을 핵심 요체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개발 역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ICO의 국내 허용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고,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하반기 최대 입법 과제로 ICO 허용을 꼽고 있다. 그렇다면, ICO의 국내 허용을 위하여 넘어야 할 법적 이슈들은 무엇이 있을까?

ICO(Initial Coin Offering)는 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금을 가상통화로 모집하는 행위로 정부나 기관에 의해 규제를 받거나 특정 조직에 등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선호하는 투자 유치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이 별다른 기술이나 성장성 없이 무분별하게 ICO를 진행하고 해킹의 대상이 되거나 사기를 위한 방법으로 전락하는 등 피해자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과 미국 등 전세계 각국이 ICO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ICO 관련 법적 쟁점에 대하여 알아보자.

ICO에 대한 법적 근거 미비

가상통화에 대한 법적 성격이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모집 단위로 한 ICO 역시 국내법상 그 성격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을 '투자자가 이익을 얻거나 손실회피를 목적으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 시점에 금전, 그 밖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취득하는 권리'로 정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가상통화를 금융상품으로 보지 않기에 ICO로 토큰이나 가상통화를 발행하는 경우, 이를 금융투자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아 자본 시장법의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지분증권·채무증권 등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ICO)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가상통화가 법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ICO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유사수신행위로의 처벌 가능성

ICO를 빌미로 금전을 모집하는 경우, 정부는 유사수신행위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가상통화 발행을 통한 자금모집행위를 유사수신행위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서 ‘유사수신행위’란,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나, ICO는 장래에 투자금의 반환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유사수신행위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또한 ICO가 유사수신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ICO 발행자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해야 하지만, ICO는 단발성 이벤트로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높은 투자 위험

ICO의 문제는 모집 단위나 발행 단위가 법적 근거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리스크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투자 목적이 되는 토큰의 미래 가치가 확약되기도 어렵고, 가상통화 자체의 불안정성이 높다는 ICO 자체의 위험과 ICO를 빌미로 한 사기행위나 다단계등 불법 행위와 연계된 위험이 공존한다. 투자의 가치는 ICO 시행 회사에서 발표하는 백서가 유일한 자료로 이를 통해 미래 가치를 공정하게 판단하기 어렵고, 프로젝트를 과장해 투자자로 하여금 과도한 기대를 하도록 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사기적 모집 행위

한편, ICO의 투자 위험성에 비해 ICO를 빙자한 사기적 모집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ICO에서는 어느 정도 개발된 소프트웨어 같은 실체도 없으면서 가상통화로 수십억 원의 금액을 모집하고 있으며, 프로토 타입이 있는 경우라도 기술적으로 정통한 투자자가 아닌 이상 그것이 성공을 거둘지 확신하기가 어렵다.

살펴본 바와 같이 ICO의 국내 허용을 위해서 직면하고 있는 법적 문제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ICO를 마냥 금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18년 9월 12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ICO 실태점검에 나섰다. 그 속내가 제재를 위한 것인지, 현실에 맞는 규정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정부의 ICO와 관련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디 정부가 ICO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되 전 세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묘책을 내 주기를 기대한다.

 

글 최재윤(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최재윤 변호사 xhdx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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