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온] 소중한 가족을 위한 케어 기술, 반려동물 산업과 만난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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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온] 소중한 가족을 위한 케어 기술, 반려동물 산업과 만난 AI
  • 오현지 기자
  • 승인 2023.11.09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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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IT 기업들도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AI와 결합한 반려동물용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아이디어 전쟁을 살펴봤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은 반려동물 공화국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7.7%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답했다. 이 수치를 전국 가구 수에 적용하면 638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추정된다.

가장 인기가 많은 동물은 개와 고양이다. 농식품부의 결과를 분석해 보면 반려견은 521만 가구에서 602만 마리(81.6%), 반려묘는 182만 가구에서 258만 마리(28.6%)를 키우는 것으로 예측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2022년 말 기준 약 552만 가구, 1262만 명으로 집계됐다. 1천만 명 이상의 국민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을 타깃으로 한 사업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으며 관련된 신조어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을 일컫는 '펫코노미(pet+economy)', 가족처럼 여기는 분위기를 가리키는 '펫휴머니제이션(pet+humanization)', 반려동물 건강과 관련된 '펫헬스(pet+health)' 등이 있다. 신조어를 보면 반려동물 산업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려동물 지키는 AI 기술

혼자 사는 가구, 맞벌이 부부 가구가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이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어졌다. 학생과 직장인들은 장시간 집을 비울 때가 많아 반려동물이 외로움을 타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러한 반려인들의 불안함을 해소하는 제품이 있다. 반려동물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가정용 캠이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이 자주 지내는 공간에 소형 캠을 설치하면 반려인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작은 카메라를 고정하는 형태가 저렴한 편이다. 

반려동물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싶다면 펫 케어 기능이 추가된 로봇청소기를 활용할 수 있다. 고정된 캠은 공간을 벗어난 반려동물을 촬영할 수 없다. 반면 로봇청소기는 반려동물을 따라다니며 실시간 모습을 전송한다. 분리불안을 느낀 반려동물을 위해 반려인이 목소리를 들여주거나 백색 소음, 편안한 음악을 재생할 수도 있다.

한편, 카메라가 달린 제품을 사용할 때는 해킹의 위험성을 조심해야 한다. 가정용 카메라를 해킹해 집안 내부와 사생활을 촬영한 동영상을 다크웹에 배포하는 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공유기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캠을 사용하지 않을 때 꺼두는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치료 수준 높이는 AI

반려동물은 아파도 본능 때문에 내색하지 않는다. 따라서 병에 걸렸을 때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이 병에 걸려도 증상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반려인도 많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어 안심하다 반려동물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이다.

이제 반려동물 진료를 둘러싼 논란도 AI 기술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AI 기술은 수많은 반려동물 질병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확하고 빠른 진단을 내려준다. 사람과 달리 그동안 반려동물 치료 데이터를 대규모로 모아 분석한 사례는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것도 가능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반려동물 의료 서비스 '엑스칼리버'를 출시했다. AI가 반려견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15초 내에 진단하는 펫헬스 서비스다. SK텔레콤의 엑스칼리버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국 동물병원은 300여 곳이며 매월 3000여 개의 진단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엑스칼리버 서비스가 진단하는 질환의 종류는 근골격, 흉부, 심비대, 복부 등에 발생하는 34종에 달한다. 올해 연말 SK텔레콤은 반려견에 이어 반려묘까지 확장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정확한 질환을 발견해 꼭 필요한 치료만 할 수 있어, 진료 비용이 걱정인 반려인들에게 벌써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AI가 접목된 펫헬스에서 찾았다. 최근 SK텔레콤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미국 AI 기업 임프리메드는 축적된 암 환자의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최적의 항암 치료제를 추천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2017년에 설립된 임프리메드는 미국 반려동물 시장에서 혈액암 솔루션을 제공하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200개 이상의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혈액암에 걸린 반려견에게 투여할 약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AI 펫헬스 시장은 질환 예측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자, 건강 상태 등을 분석해 반려동물이 어떤 병에 걸릴 수 있을지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SKT의 AI 기반 수의 영상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출처: SKT 엑스칼리버 홈페이지]
SKT의 AI 기반 수의 영상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출처: SKT 엑스칼리버 홈페이지]

 

AI로 반려동물 교육도 해결 

반려동물을 키우면 행복만큼 걱정이나 스트레스도 발생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집을 망가뜨리거나 이웃에 피해를 줄 정도로 소음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고민이 있기 마련이다.

AI 기술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의 고민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집의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사람을 다치게 만드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하는 반려동물은 행동 교정이 필요하다. 훈련사를 매번 집으로 부를 수 없는 상황에서 AI가 반려동물 행동 교정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AI는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 빅데이터를 분석해 해결안을 제시한다. 어떤 상황에서 문제 행동이 나오며 그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법을 알려준다. 대표적인 AI 서비스가 LG유플러스의 반려동물 서비스 플랫폼 '포동'이다. LG유플러스의 포동은 올해 5월 가입자 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은 사료, 간식, 의류 위주 시장에서 AI와 IT를 만나 고도화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해 보이지만 속내도 잘 살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증가 추세이지만 한편으로 성숙한 상태로 보고 있다. 또한 반려인의 지출액 중 대부분은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와 간식 구매가 차지한다. 이 같은 지출 형태는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외에 지출하는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AI 기술과 접목된 반려동물 서비스는 반려인이 감당할 정도의 가격대로 책정돼야 한다. 반려동물이 무병장수하며 사람과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기술이 대중화되기 위한 조건은 정확성과 구매 저항이 없는 가격이다.

AI 서비스의 정확성이 높아야 반려인은 추가 지출할 의사가 생긴다. 반면 지나치게 상업적이거나 불필요하다고 느끼면 반려인은 외면할 것이다. 고도화된 AI 기술이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삶이 더욱 행복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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