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스토리] 21세기 영상 보안의 발자취, DVR부터 AI 카메라까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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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스토리] 21세기 영상 보안의 발자취, DVR부터 AI 카메라까지 ②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3.08.16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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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P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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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카메라 해상도 증가 속도 둔화

스마트 코덱의 등장은 이전 버전의 H.264 코덱에서도 용량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이 시점에서는 H.265와 스마트 코덱을 적용한 신형 카메라들이 대거 출시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주류 코덱의 교체와는 별개로 스토리지 시장은 안정적이었다. 이전까지 스토리지 시장은 데이터 저장의 안정성과 용량의 문제로 언제나 잠재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이 이 당시에 대부분 불거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카메라의 해상도 발전이 정체되어 있던 시기였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CCTV 카메라 해상도는 SD(0.3MP)에서 1.3MP로 약 4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을 이후로 카메라 해상도는 3MP~6MP 정도로 발전 속도가 느려졌다. 현재까지도 이 해상도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고, 8MP 이상의 고해상도 카메라는 전체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카메라 해상도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고성능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도별 CCTV 카메라 해상도 분포도[출처: IPVM]

 

2015~2020년, 높아지는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

IP 카메라가 등장하기 전까지 CCTV의 영상 데이터는 녹화 장치 안에만 보관됐으며, 물리적인 탈취 외에는 데이터를 유출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IP 카메라가 등장하고 CCTV가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많은 취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에는 중국 기업의 CCTV 제품들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산 CCTV 도입이 금지되거나 제약을 받고 있다.

수년 동안 세계 1, 2위 CCTV 기업으로 꼽히는 중국의 하이크비전과 다후아는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아 사실상 미국 시장 수출 길이 막혀 있다. 실제로 다후아의 경우 2017년 백도어를 통한 대규모 해킹 사태가 발생한 바 있으며 2021년에도 두 제조사의 제품에서 치명적인 보안 결함이 발견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CCTV 영상 유출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CCTV 영상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 솔루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표 영상 보안 기업인 한화비전도 자체 사이버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국제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제는 CCTV를 설치할 때 사이버 보안 솔루션 적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2018년~현재, 미국과 중국의 대립

2018년 미국 정부는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제품의 미국 공공 분야 도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이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탄압을 돕고 있다는 것과 백도어 등의 보안 위협을 내세웠다.

하지만 당시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대립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주요 중국 기업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유럽 내 일부 국가들도 동조하면서 중국 IT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이 기업들에 대한 미국 내 제한 조치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CCTV 기업인 한화비전은 이 기회를 이용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2022년에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19년, AI와 클라우드 급부상

AI와 클라우드가 IT 산업의 핵심 기술로 부각되면서 영상 보안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보안 스타트업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전 시대에는 CCTV의 해상도와 가격 경쟁이 영상 보안 산업의 변화를 주도했지만, 이제는 AI 기반의 영상분석과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가 영상 보안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물론, 이 기술들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관심을 받아왔지만 이 시기에 와서 기술적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19년~현재, 구독형 서비스의 등장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은 IT 시장 전체의 판매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른바 ‘서비스형(as a Service)’이라 불리는 구독형 상품들이 IT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한 것이다. 기존에는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것은 사용자의 선택 사항이었다.

하지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항상 최신 버전의 제품을 이용하는 대신 매달 일정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구독형 모델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IT 기업들이 기존 제품들을 구독형 모델로 전환시키고 있다. 영상 보안 시장에서도 영상 분석과 통합관제 서비스 등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면서 이러한 구독형 모델이 도입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설립된 보안 기업 베르카다(Verkada)는 구독형 보안 서비스를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했으며, 2022년 기업 가치가 32억 달러로 평가받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독형 서비스가 사용자를 인질로 잡고 제품 선택의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20년~현재, 얼굴 인식 논쟁

카메라 해상도와 영상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CCTV가 사람들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식별 및 추적이 가능하게 되면서 얼굴 인식 기술의 보급과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로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국민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정부 정책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하이크비전 등이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에서는 CCTV 카메라에 찍힌 사람들의 얼굴을 자동적으로 가려주는 비식별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반면, 일부 출입 통제나 인증 시스템에서는 얼굴 인식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어, 얼굴 인식 기술의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0~2022년, 코로나19 대유행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피해를 가져온 코로나19 대유행은 많은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면서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역 간 통행이 제약을 받으면서 물류 전반에 큰 타격을 받았고, 많은 서비스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관련 산업의 급성장을 가져오기도 했다.

영상 보안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발열을 체크하기 위한 열화상 카메라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코로나 특수를 누린 기업들이 많았다. 열화상 카메라의 신뢰도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꺽지는 못했다.

또 이 시기에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었고,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도 급증하게 됐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해제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현재, 시장의 대세가 된 AI와 클라우드

몇 년 전만 해도 영상 보안 분야에서 클라우드와 AI 기술은 선택지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필수 요소이자 핵심 기술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 기술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AI는 IT 전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영상 보안 분야에서도 영상 인식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고성능 AI 분석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모델로 제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AI 영상 보안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된 것도 영상 보안 시장의 큰 변화 중 하나다.

 

2023년 현재, 보안과 안전의 영역을 넘어선 영상 보안

CCTV를 기반으로 하는 영상 보안 시스템은 여전히 사회와 산업 현장의 안전을 위한 최적의 보안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영상 보안 기술은 본래의 목적 외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처를 늘려 가고 있다.

영상 보안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매장 내 고객들의 동선을 분석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리테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차 관리, 축사 관리, 헬스 케어에 이르기까지 영상 분석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갈수록 늘고 있으며 그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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