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AI, IoT와 결합된 블록체인이 2020년대의 인터넷을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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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AI, IoT와 결합된 블록체인이 2020년대의 인터넷을 이끌 것”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7.08.16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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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뉴스=조중환 기자] “예전 우리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2번째로 인터넷을 자체 개발, 상용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경제를 이끌었던 지난 90년대의 경험을 이번 새로운 미래 인터넷에서 다시 한번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IITP에서 계획한 ‘블록체인 관련 R&D 전략’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박현제 CP가 밝힌 IITP의 장기 전략이다.

여기서 우린 대한민국의 인터넷 역사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최초 인터넷의 시작은 1969년 미국의 4개 대학을 연결하기 위해 구축한 아파넷(ARPANET)이다. 하지만 아파넷은 20년 동안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이 이뤄졌을 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9년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 등장하고 나서부터였다.

우리나라 인터넷의 시작은 1982년 서울대학교와 전자통신연구소 간에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을 연결하면서부터 였으며, 본격적인 상용화는 1994년 유럽의 ‘EUROPANET’과 전용선이 연결 되면서 였다. 그 해 KT, 데이콤, 아이네트 등의 ‘상용 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들이 생겨났다.

이후 공공기관 최초로 청와대 홈체이지가 오픈, 1996년부터는 전자상거래 컨소시엄이 결성됐고 백화점 최초로 롯데가 전자상거래를 시작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1997년에는 한국인터넷협회가 설립됐고, 주식의 사이버거래도 최초로 이뤄졌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급성장으로 1998년 두루넷이 케이블모뎀 방식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했고, 1999년 KT와 하나로가 뛰어들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당시 인터넷 이용자수는 1000만 명, 바야흐로 인터넷산업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터넷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던 1982년 당시 몇몇을 제외하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런 인터넷이 오늘과 같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모든 구조를 바꿔놓을 것이라고는 감히 누구도 단언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인프라로 자리잡았고, 글자를 모르는 유아들까지도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편리함이 있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피해사례가 있었다. 그 수많은 부정적 요소들은 이해 집단들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시켰고, 새로운 규제와 대응 기술을 만들어 냈다.

“블록체인은 아직 초창기 시장”이라는 박CP의 말처럼 ‘제2의 인터넷’, ‘미래의 인터넷’이라 불리는 블록체인이 사회 전반까지 확산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에 본지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역사와 함께한 IITP의 박현제 총괄CP를 만나 R&D 관점에서 바라보는 블록체인의 현재와 미래를 생생히 들어본다.

 ⑬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CP

▲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박현제 CP

Q.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와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IITP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산하기관으로, ICT R&D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주요 임무로는 기술개발, 인력양성, 기반 조성과 표준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CP는 ‘Creative Planner’의 약자로 과기정통부가 정의한 10대 기술분야 ICT R&D 사업의 전주기 관리를 책임지기 위한 민간전문가로, 과기정통부가 위촉하고 IITP가 임명한다. 현재 10대 기술분야는 융합서비스, 기반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정보보호, 디지털 콘텐츠, 이동통신, 네트워크, 방송스마트미디어, 전파위성으로 구성돼 있고, 그 중 융합서비스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융합서비스의 세부 분야로는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 산업융합, 공공융합, 생활융합 등이 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기반산업과 서비스산업이 핵심요소라고 생각한다. 농업 등 1차산업과 제조업 등 2차산업, 서비스 산업을 일컫는 3차산업에 AI와 IoT를 이용한 데이터 기반 지능산업으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단순 하드웨어 제품 판매가 아닌 서비스로 제공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다양한 곳에서 제조의 서비스화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는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고, 서비스에 제조가 붙어가는 구조를 의미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예전처럼 단순히 자동차를 파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지금까지 1, 2, 3차 산업의 발전 과정처럼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기존 산업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융합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Q. 최근 4차 산업혁명관련 글로벌 ICT R&D 동향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주요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향후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요인으로 인식하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와 민간이 협력해 자국 여건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전략으로 ICT 기술과 각 분야의 융합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기업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가장 대척점에 있는 곳은 EU다. EU는 인터넷 검색부터 인터넷 커머스, SNS 등의 플랫폼에 이르기 까지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미국의 글로벌 기업에 잠식당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중심이 돼,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R&D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고 있다. 우선 디지털 싱글 마켓으로 EU의 인터넷 시장을 통일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오픈 이노베이션과 R&D 결과물의 통합과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첨단기술과 자금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중심이 되어 AI, IoT 데이터 등의 플랫폼을 선점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해당 분야에 개별적으로 기반기술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기술산업적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로봇을 중심으로 AI, IoT 등을 중점 분야로 선정하고 ‘초 스마트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세계 2대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 도시와 스마트도시 등에 정부와 민간이 합작해 대형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AI 분야 관련 논문 수에서는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첨단 기술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나가기 시작했다.

Q. 향후 7년간 약 33조 4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중국 완샹그룹의 블록체인 도시는 첨단 기술의 융합체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비교해 국내 스마트시티 추진 동향은 어느정도 수준인가.

완샹그룹의 구체적인 계획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추측해 보면, 블록체인 뿐 아니라 굉장히 많은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럽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퓨처 인터넷’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기반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전환하는 데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 인프라를 전부 교체하는 것은 물론 애플리케이션까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추진중인 스마트시티는 사업규모 1000억 원 규모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계획은 앞서 말한 중국과 유럽의 경우와는 달리,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것이 아닌, 교통시설 등 기존 도시 인프라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 허브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계획에는 두 가지의 빈틈이 있다. 첫 번째는 미래도시를 그리는 작업에는 새로운 청사진이 필요하다. 즉 백지부터 시작하는 리빌드 작업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도시와 같은 철저하게 계획된 ICT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판교의 경우 스마트시티를 만들기에 가장 좋은 경우였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시행하지 못한 경우라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블록체인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블록체인은 신뢰성과 안정성, 효율성, 보안성을 제공하는 분산컴퓨팅 기술이다. AI나 IoT와 같은 핵심기술에 신뢰성을 제공하고, 대형화되는 복잡계의 신성장산업에 효율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미지 제공 = IITP

Q. IITP에서 현재 계획중인 블록체인 관련 R&D 전략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컴퓨팅은 2020년대의 미래 인터넷과 인프라의 핵심 요소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따라서 미래 인프라를 구성하기 위한 핵심기술을 선행적으로 개발하고, 기반기술을 결합한 미래 인프라와 플랫폼을 오픈소스로 개발한 뒤 이런 기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공공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 이런 지원을 통해 국내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반기술을 축적하고 실제 서비스 적용기술을 주도적으로 확보하게 함으로서, 기업과 사회가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미래 인프라에 대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Q. 전 세계에 불고 있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열풍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듣고 싶다.

AI나 IoT, 자율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듯이,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이 블록체인이 가상화폐와 연동되면서 일종의 투자·투기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이다. 생각해 보면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기존의 사회가 눌러왔던 욕구를 표출하려는 솔루션의 역할을 해왔다.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은 초창기에 음란물의 유통경로가 됐고, 이어 콘텐츠의 불법복제 등의 이슈가 제기되면서 기존 질서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됐었다. 또한 포털, SNS, 우버 등은 기존의 사회질서를 흔들면서 새로운 소통과 거래의 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많은 불협화음들은 다양한 조정과 결합을 통해서 우리 사회를 개선해 왔고, 가상화폐 또한 그런 현상의 하나로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이슈를 모두 제도와 법으로 규제하는 것 만이 답은 아니다. 섣불리 기존 질서에 맞춰 재단하거나, 규제를 만들려 하지 말고,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언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Q. 현재까지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추진 현황을 진단해 주길 바란다.

블록체인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현재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블록체인 선진국들은 정부차원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이 리포트는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 문제와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에 대한 방안, 또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다.

R&D를 중심으로 추진현황을 말하자면 IITP는 2016년 12월에 블록체인 R&D 전략을 수립했다. 이 R&D 전략을 토대로 2017년 초에 융합서비스 분야에 29억원, 정보보호 분야에 10억원의 R&D과제가 처음으로 선정됐다. 또한 인력양성을 위한 대학연구과제(서강대)도 선정돼, 블록체인 ITRC(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Center) 센터가 만들어졌다. 2017년도에는 정부차원에서 본격적인 블록체인 원천기술개발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2016년도에는 기술 분류에 블록체인 기술이 명시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사물인터넷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했지만 2017년도에는 융합서비스 안에 중분류로 블록체인 기술을 명시하고, 블록체인 융합기술개발 사업을 새로 만들어 2018년도부터 블록체인을 위한 R&D를 독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Q 인력양성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ITRC, 즉 IT 관련 대학원생을 블록체인에 특화된 인력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R&D 연구와 블록체인 오픈소스를 적용하고 수정케 함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이런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향후 기업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Q. 블록체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가장 서둘러야 할 것은 무엇인가.

블록체인을 위한 다양한 시범서비스를 만들어 실제 현장에 적용하면서 블록체인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관계자들이나 시민들이 그 유용성을 실제 체험해보도록 해야 한다. 민간분야의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지만, 공공서비스에도 다양한 실험이 필요할 것이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규제 해소나 제도 개선과 맞물릴 수 있는 만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공공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면서 이를 위한 샌드박스와 같은 규제프리 서비스존을 설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Q. 샌드박스와 같은 규제프리 서비스존의 필요성은 꽤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시행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부분은 규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또 각 규정 마다 서로 다른 이해 당사자들이 관련돼 있다. 따라서 바꾸자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항상 같이 존재하기 때문에 규정의 변경이 쉽지 않다.

R&D 쪽에서도 규정이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규정은 빠르게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관련된 사항을 여러 모로 고민하고 서서히 바꿔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답답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규정을 바꿀 때는 문제점이 드러날 때마다 수정하려 하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규정을 만들 때는 적용 시한을 두는 것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샌드박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샌드박스는 쉽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특정 분야, 특정 지역, 특정 단지, 또는 특정 건물 등의 단위로 시행하면 이해 당사자들간의 저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은 사회제도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소규모 샌드박스를 통해 충분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Q. AI와 IoT 관련 최근 트랜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IoT는 연결형 인터넷에서 진화해 지능형 인터넷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전에는 Wi-Fi나 블루투스 등의 통신기능을 활용해 수집된 데이터를 인터넷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물 하나하나의 프로세싱 성능이 향상되면서 최소한의 지능을 갖춘 지능사물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런 지능사물들이 모여서 군집지능 혹은 소셜지능을 발현하는 구조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례로 자율주행자동차는 하나의 훌륭한 지능사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지능자동차가 다른 지능자동차 또는 지능형 신호등과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협력해 최적의 교통흐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IoT는 이런 점에서, AI가 주로 추진하고 있는 클라우드에서 모든 자료를 모아서 수퍼지능을 만드는 방법과는 다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Q. AI와 IoT 시장에서의 블록체인은 어떻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나?

작은 지능사물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판단할 때 신뢰기반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이 사물들이 상호간에 정보를 교환할 때, 잘못된 사물이나 정보가 끼어들면 전체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클라우드에서 전체를 모아서 판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분산된 사물의 인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Q. 국내 통신사들을 포함해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공지능이란 결국 축적된 지식에 따라 학습량이 점차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점점 지능이 높아진다. 따라서 더 많은 정보를 더 빨리 축적할수록 더 똑똑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으며, 더 똑똑한 인공지능에 더 많은 요청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사이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결국은 최고의 AI가 모든 세상의 정보를 독점하게 될 수도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음성인식 비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 IoT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과 IoT 세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바로 이 알렉사가 하는 것이다. 알렉사는 순식간에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IoT 허브, 그리고 플랫폼이 됐다. 점점 더 많은 IoT 기기들이 알렉사에 접속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정보들이 알렉사에 모이고 있다. 지금까지 애플 홈키트, 구글 네스트 등이 IoT 플랫폼을 장악하려고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 인공지능 비서의 등장으로 기존 패러다임이 한방에 무너져 버렸다. 편리함을 승부수로 판도를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인공지능의 위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때는 보안을 이유로 편리함을 무시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점차 저물고 있다. 사소한 서비스의 차이가 사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AI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는 새로운 그룹에 의해 바뀐다. 현재 패러다임의 한계를 AI가 극복하게 만들 것이다. 결국엔 패러다임을 먼저 바꾸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이다.

Q. 블록체인 기반 IoT 서비스 융합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가.

대표적인 융합사례로는 역시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 자체가 IoT 서비스 융합사례이지만 이 수많은 사물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거래, 계약을 하고, 지불하는 도시가 바로 우리가 향후 추구해 나가야 할 방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다. 데이터를 보유한 곳은 많지만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데이터 기반의 R&D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R&D는 실험실에서만 이뤄질 뿐, 실제 사례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적용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현장에 나가면 R&D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스마트시티에서의 R&D는 없었다. 유럽에서는 대학교수나 연구진들이 실제 스마트시티에 주축이 되는 사례들이 많다. 이렇게 제도적인 한계를 빠르게 극복하고 통합적으로 분석을 하는 노력이 있어야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시티를 본격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꺼 라고 생각한다.

Q. 국가 핵심 인프라인 블록체인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전망을 부탁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지능화, 자율화, 맞춤화, 서비스화, 융합화, 개방화, 분산화, 모듈화 등이 핵심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플랫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인터넷을 고도화한 새로운 인프라에 기반해 성장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당초 인터넷이 추진하던 완전 분산 인프라 또는 분권형 인프라를 신뢰 기반으로 완성할 수 있는 기술로써, 현재의 인터넷을 계승하는 미래 인터넷의 핵심기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는 블록체인이 비트코인 등 금융분야에 활용되는 도입기와 확장기를 지나 이제 제반 산업과 융합되는 단계에 들어갔다. 향후 2020년대에 접어들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완전 분권화된 국가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미지 제공=IITP

Q. 미래 먹거리를 좌우하는 신기술들의 융합은 앞으로 어떻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AI와 IoT와 블록체인, 이 세가지가 인터넷과 결합해 플랫폼이자 인프라를 형성할 것이다. 이런 기반을 통해 교통, 에너지, 생활, 건강,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합되고 가공된 데이터와 지식이 융합돼, 다양한 서비스들이 서로 매시업이 돼 제공될 것이다. 사람이 서비스를 찾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원스톱으로 원하는 서비스가 사람 중심으로 제공되는 형태, 즉 융합이란 말 자체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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