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옵테인 메모리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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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옵테인 메모리 활용하기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7.06.14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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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속도 1400Mb/s 이상, 운영 속도를 더 빠르게

[CCTV뉴스=정환용 기자] 가로 10cm, 세로 15cm, 높이 2.5cm. 3.5인치 하드디스크의 대략적인 크기다. 용량에 따라 두께가 좀 더 두꺼워지기도 하고 더 무거워지기도 한다. 기자가 처음 사용했던 하드디스크는 비슷한 크기에 용량이 ‘당시에는 차고 넘쳤던’ 80MB 정도였다. 컴퓨터를 새로 사고 업그레이드하며 저장장치 용량은 4GB, 120GB, 500GB, 2TB를 넘어 현재는 6TB 제품 하나를 비롯해 총 24TB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하드디스크는 케이스 내에 원형의 플래터가 회전하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플래터의 회전 속도가 읽기와 쓰기 속도에 영향을 주는데, 현재 보편적인 속도는 7200rpm이고, 저가형 제품의 경우 5400~5700rpm이다. 고급형 제품의 경우 1만rpm 속도로 회전하기도 하는데, 물리적인 동작이 수반되다보니 너무 빠르면 읽기·쓰기 작업에서 데이터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데이터의 활용 환경을 향상시켜 주는 캐시메모리는 대부분 128MB이고, 최근 출시되는 대용량 제품은 256MB를 지원하기도 한다.

 

저장장치의 성능으로 보면 SSD가 월등하지만, 아직은 용량 대비 가격에서 HDD 이상의 저장장치는 없다. 그렇다면 HDD의 성능을 현재 수준에서 더 끌어올릴 순 없을까? 인텔과 마이크론에서 비슷한 의문을 가지고 연구개발을 시작했고, 인텔에서 일정 용량을 HDD의 캐시메모리로 활용해 읽기 속도를 1000MB/s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옵테인 메모리’는 M.2 포트에 장착해 사용하는 솔루션으로, 옵테인 메모리와 결합한 HDD는 기존의 200MB/s 정도였던 읽기 속도를 1400MB/s 정도까지 끌어올려 준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인텔과 마이크론이 공동 개발한 반도체 집적 기술 ‘3D 크로스포인트’다.

 

비휘발성 메모리 집적 기술, 인텔 3D 크로스포인트

3D 크로스포인트는 기존의 반도체보다 속도는 1000배 더 빠르고 내구도도 1000배 더 높다. 무엇보다 같은 넓이의 공간에 10배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효율적 기술이다. 옵테인 메모리에 처음 적용된 이 기술은, 향후 SSD와 더불어 현재의 DRAM을 대체할 수 있는 스토리지 메모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옵테인 메모리는 16GB, 32GB 용량으로 출시됐는데, 용량이 128GB 이상으로 커지면 엄청난 속도의 스토리지 메모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텔 홈페이지를 보면 옵테인 메모리에 대한 소개와 설치 방법을 볼 수 있다. M.2 슬롯에 옵테인 메모리를 장착하고 설치를 끝내기까지는 10분정도 소요되는데, 선행해야 할 작업이 있다. 기존에 사용 중이던 운영체제 설치 드라이브에 옵테인 메모리를 조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옵테인 메모리의 단점이다. 얼마 전 정식출시 전에 전달받아 테스트할 때는 이 사실을 몰라 설치까지 수 시간이 걸렸다. 사용자들은 기존의 PC에 운영체제가 설치된 HDD의 데이터를 백업한 뒤, 옵테인 메모리와 조합해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 단, 쓰기 속도도 어느 정도 고정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SSD와 결합하는 것은 그리 추천할 만한 조합이 아니다.

 

옵테인 메모리의 설치 과정은 간단하다. 메인보드의 M.2 포트에 옵테인 메모리를 꽂고 C드라이브의 HDD를 포맷한 뒤 운영체제를 설치한다. 인텔 홈페이지에서 ‘인텔 빠른 스토리지 기술’(Rapid Storage Technology, RST)을 설치하면 재부팅 후 위 사진과 같은 메시지가 나온다. 이 메시지가 보인다면 HDD와 옵테인 메모리가 제대로 조합된 것으로 보면 된다. M.2 포트가 SATA 포트 2개와 공유되기 때문에, 기자처럼 기존에 연결된 HDD가 많을 경우 SATA 포트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자.

 

테스트 PC
CPU: 인텔 i7-7700 카비레이크
RAM: 삼성전자 DDR4 8G x2
메인보드: 애즈락 B250M PRO4
HDD: WD Blue 1TB, 인텔 옵테인 메모리 32GB
VGA: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1060 G1.Gaming D5 6GB
P/S: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500W

 

※ 아래 테스트 항목들은 같은 작업을 3회 반복한 뒤 중간값을 게재했다.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 ▲HDD+옵테인 메모리

가장 보편적으로 저장장치의 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유틸리티다. HDD 자체의 속도는 읽기와 쓰기 속도가 보통의 하드디스크와 같은데, 옵테인 메모리와 조합하니 읽기 속도가 7배 이상 빨라졌다. PCI 포트에 장착하는 NVMe SSD 이후, 읽기 속도 1000MB/s를 넘는 저장장치는 처음이었다. 기존에 테스트했던 때(약 950MB/s)보다 더 빨라졌다. 특히 4K 테스트가 1.7MB/s 정도에서 120MB/s 이상으로 70배 이상 빨라진 것도 놀라웠다.

 

ATTO 디스크

▲ ▲HDD+옵테인 메모리

파일의 크기 별로 읽기·쓰기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는 옵테인+HDD 조합이 모든 면에서 HDD보다 빠르다고 말했지만, ATTO 디스크는 좀 더 세부적으로 구간 별 속도를 알 수 있었다. 1024KB, 2048KB 구간은 두 조건이 비슷했고, 256KB 구간은 옵테인+HDD 조합이 1404.2MB/s로 가장 빨랐다. 쓰기 속도도 HDD는 4096KB, 8192KB 구간(221.8MB/s)이 가장 빨랐지만 옵테인+HDD 조합은 256KB 구간(297.5MB/s)이 가장 빨랐다.

 

HD Tune Pro(체험판)

▲ ▲HDD+옵테인 메모리

저장장치의 정보를 가장 자세하게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읽기 속도 테스트에서 HDD는 최소 107MB/s, 최대 229.7MB/s, 평균 179MB/s로 측정됐다. 이 속도만 보면 저장장치로서 그리 나쁜 속도는 아닌데, 옵테인+HDD 조합의 결과는 훨씬 뛰어나다. 최소 속도는 75MB/s로 HDD보다 다소 낮았지만, 최대 940.6MB/s로 상당히 빨랐다. 다만 옵테인+HDD 조합은 장시간 사용할 때의 속도 변동 폭이 약간 큰 것으로 측정됐다.

 

파일 이동 속도

▲ ▲HDD+옵테인 메모리

HDD의 캐시 메모리 역할을 하는 옵테인 메모리는 아무래도 쓰기 속도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쓰기 속도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기 위해 다양한 종류와 용량의 파일 도합 30GB 정도를 USB 3.0 포트로 연결한 외장하드에서 HDD와 옵테인+HDD로 옮겨 봤다. 앞선 테스트에서 본 것처럼 쓰기 속도의 차이는 두 조건에서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HDD는 약 60MB/s 정도의 속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하게 유지했고, 옵테인+HDD는 평균 속도는 100MB/s 이상으로 빨랐지만 속도의 변동 폭이 약간 큰 편이었다.

 

PC 부팅 속도
PC 부팅에는 저장장치의 읽기 속도도 영향을 미치니, 운영체제와 필수 드라이버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은 PC에서의 부팅 시간을 측정했다. 마우스 커서가 회전을 멈출 때까지를 기준으로, HDD는 46초가 걸렸고 옵테인+HDD는 39초가 걸려, 약 13초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SSD에 비하면 느린 속도지만, HDD 기반의 PC 부팅 속도 치고는 빠른 셈이다. 옵테인+HDD 조합에선 스팀 클라이언트를 시작 프로그램에 더해도 40초를 넘기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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