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진입장벽 낮은 비금융권이 블록체인 활성화 이끌 것"

기사승인 2017.05.12  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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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뉴스=조중환 기자] ‘페이스북과 구글도 처음엔 스타트업이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004년 당시 약관의 나이로 하버드대 학생들끼리 연락처를 공유하고 인맥을 관리하는 서비스인 페이스북을 만들었고, 2016년 기준 전세계 17억 10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명실상부한 최대 규모의 SNS를 운영하는 최고 경영자로 자리잡았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1996년 웹 페이지를 찾는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검색 엔진을 개발했다. 당시 나이 23세에 뛰어난 검색엔진을 개발했지만 사업화에 난항을 겪던 그는 검색어 광고로 수익에 물고를 트자 이후 급성장을 거듭 했고 지금은 억만장자가 됐다. 현재 그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알파벳’을 설립 경영하며, 끊임 없는 혁신과 새로운 기술로 인류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 된 후 ‘SNS’와 ‘검색’이란 두 개의 컨텐츠로 두명의 경영인이 바꿔놓은 우리 삶의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전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이 주장하듯이 블록체인으로 인해 ‘제2의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다행히 아직 블록체인 글로벌 선진국과의 기술적인 격차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블록체인으로 맞은 제2의 인터넷시대!’에 실패를 자신의 최고 자산으로 삼고 블록체인을 통해 제2의 저커버그를 꿈꾸는 블로코의 김종환 대표를 만나 그의 관점에서 바라본 국내 블록체인의 현실과 그가 품고 있는 비전을 진솔하게 담아봤다.

 

⑥김종환 블로코 대표이사

▲ 블로코 김종환 대표이사

Q. 블로코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블로코는 누구나 블록체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회사다. 일종의 블록체인 운영체제를 만드는 일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현재 직원은 20명이고, 그 중 개발자는 13명으로 분산파일시스템과 DB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현재 블록체인 관련 엔지니어로는 왠만한 국내 대기업 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풍부한 기술인력이 바로 블로코의 경쟁력이다.

Q. 요즘 블록체인이 주목 받는 이유 무엇이라 생각하나?

인터넷의 발달은 핀테크로 정의되는 금융의 분권화(P2P 대출, 크라우드 펀딩)가 이뤄지고 있으며, 기관이나 국가만이 만들 수 있던 금융 상품을 개인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문제는 이런 금융의 분권화를 위한 신뢰 체계는 여전히 단일 컴퓨팅 자원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기존 인프라로 모든 금융 상품을 관리 감독해야하는 중앙 거래소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장외 거래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커지자 지난 G20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늦어도 2012년 말까지 표준화된 모든 장외 파생 상품은 적절한 거래소나 전자 거래 플랫폼(Electronic trading platform)에서 거래가 체결돼야 하고, 표준화된 모든 장외파생상품은 CCP청산소를 통해 청산돼야 한다“고 규제 했다. 이는 중앙화된 신뢰 기구가 더욱 비대해 질것이라는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며, 다시 말해 사고 위험성 또한 더욱 커진다는 말이다.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고 기존의 DB 체계만으로 처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에서 시작해 정부의 관리에서 벗어난 디지털 화폐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분산 데이터 처리를 위한 신뢰 시스템이다.

▲ 이미지제공=블로코

Q. 블록체인이 미래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와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은 언제쯤이라고 생각하는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클라우드 기술의 등장으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은 이젠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 의료, 정보보호 분야와 같이 민감한 분야에 있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디기만 하다. 이는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인프라의 속성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다. 사실 블록체인은 이런 민감한 정보가 인터넷 기반의 보편적 접근성이 담보되는 사회에서 어떠한 형태로 거래되고 교환돼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방법론이 될 것이다. 바꿔 말하면 블록체인은 클라우드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마차의 양 바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에 많은 투자를 하는 회사들은 전부 이러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진짜 현실로 다가오려면 이 두바퀴가 함께 공존해야 한다. 이미 세계는 클라우드와 모바일, 인터넷과 같은 전례를 통해서 파괴적인 신기술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이미 학습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현실화는 아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미지제공=블로코

Q. 블록체인 관련한 스타트업이 많은데 유독 블로코가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블로코는 엔터프라이즈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는 회사다. 최근 CB인사이트(CB insight)라는 해외 시장조사기관에서 블록체인 업계 지도를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블로코가 유일하게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로 소개된 바 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에는 여러 계층에서 플레이어들이 필요하다. 어느 곳은 거래소에 어느 곳은 송금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투입한다. 당사가 집중하는 영역은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한 성능과 안정성이다. 덕분에 지난 2016년에는 인터넷 대상이나 GS인증 1등급과 같은 성과를 남겼다. 작은 스타트업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파트너들과 함께 할 수 있던 이유는 이 분야에 오랫동안 투자를 해왔고 또 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Q. 블로코는 최근 대기업이나 공기업, 지자체 등과 많은 협약 또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한 상용화 사례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술 적용이 됐는가?

가장 기본 적인 사례는 KRX 스타트업 마켓(KSM)으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사례를 들 수 있다. 기존의 장외 주식 특히 스타트업 주식은 불투명성의 상징이었다. 거래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고 심지어는 호가 정보나 최신 거래와 같이 가장 기본적인 정보도 알 수 없다 보니 이 모든 리스크는 전적으로 구매자의 몫이었다. 실제 장외에서 주식을 거래할 때는 벼룩시장에서 구인 구직 하듯, 주식에 대한 수요와 문의가 이뤄지고 준비해야 하는 서류도 엄청나게 많다. 그러다 보니 회수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거래 사기가 빈번할 뿐 아니라, 시장 규모 또한 매우 작았다. 하지만 반대로 크라우드 펀딩이나 P2P 대출에 대한 높은 거래 성사율과 기대를 보면 이 시장의 잠재력이 낮은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번 KSM 프로젝트를 통해 장외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업무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방된 환경에서도 안전할 수 있고 또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은 시범적인 시장이지만 KSM 시장이 점점 커지고, 거래 하는 금융상품이 증가할수록 고객은 장외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주식에 대해서도 자동화된 방법으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될 것 이다. 또 비대면 상황에서도 객장 내에서 거래되는 주식처럼 이를 HTS의 데이터만 보고도 믿고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진행한 투표나 회계 교육과 같은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블록체인은 기존에 존재하는 신뢰라는 비싼 자원을 저비용과 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목표다.

Q. KISA는 비금융의 경우 본격적인 블록체인 상용화 시점을 2023년으로 내다 봤다. 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비금융권이 금융권보다 블록체인 도입이 늦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비금융권의 변화가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권의 경우 제도나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비금융권의 경우는 이와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사행정을 예로 들어, 만약 블록체인 기반으로 학사행정이 전산화되고 이런 기록이 투명하게 관리됐다면, 최근 재기 되고 있는 예·체능계 학생에 대한 학사 특례나 비리와 같은 문제가 훨씬 일찍 그리고 덜 극적인 형태로 세상에 드러났을 것이다. 이렇듯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투표나 무역, 유통, 인증이나 계약, 스마트 그리드, O2O와 같이 비금융 영역에서 문제가 되건 부분을 더 빠르고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기존 금융 분야에서 가장 큰 블록체인 도입 장벽은 기 투자한 인프라에 대한 전환 비용이었는데 이런 문제가 없는 영역은 블록체인이 정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Q. 블록체인은 현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 그 필요성과 빠른 변화에 대한 대응에는 주저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가장 큰 문제는 교육과 기존 인프라 전환 비용이라는 두 가지다. 쉽게 말해 ‘드롭 박스나 유투브와 같은 서비스 없이 클라우드가 보편화 될 수 있었을지’에 대한 문제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술에는 관심이 없다. 일반 대중의 관심은 애플리케이션과 킬러 서비스에만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가져오는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말고는 새로운 킬러앱이 전무한 실정이다. 더 많은 시도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이런 변화가 계속 된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스마트폰을 안 쓰는게 멍청해 보이는 지금처럼 “왜 굳이 블록체인을 안쓰지?”라는 의문이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사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피처폰 회사들은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기능의 대부분이 피처폰에서도 구동이 된다고 주장했고 이는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Q. 지난 22일 국내에서 ‘야피존’이라는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다. 블록체인 기반이라 거래에 있어서 해킹이 불가능하지만, 그와 별개로 비트코인을 담은 지갑이 해킹 당한 경우라서 추후 유사한 사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보안 취약점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 있는가?

예전 은행법이 없었을 때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은행자체가 특별한 관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도의 규제기구 없이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했었다. 그 후 은행 내부에서 발생하는 횡령과 부정거래 등이 빈번해 지자 이를 규제하는 은행법이 등장했듯이, 현재 비트코인 거래소가 은행법이 생기기 이전의 상황과 거의 흡사한 상태다. 사실 은행과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은행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에 대한 부분도 모호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아직 발생한 바 없지만 내부 직원의 횡령 등으로 인한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는 기술적인 이해도도 높고 윤리적인 부분에서도 건강한 상태라 아직 많은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점차 늘어나는 비트코인 거래 규모를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런 사례가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었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비트코인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와 비례해 투자되는 금액도 증가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 되지 않는다면 이런 사고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 할 것이다.

현재 거래소들이 나름대로 보안에 신경 쓰고 있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책임관계가 명확해 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소재를 명확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가이드 라인을 규정하거나 금융실명제를 강제할 수 있는 입법과 함께 감시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더 큰 사고가 터지기 전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부가 나서서 하루빨리 법 테두리 안에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Q. 블록체인 상용화와 표준화를 앞당기기 위해서 가장 선행돼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IT 제품이 그러하듯 실패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만드는 데 소요한 3년이란 시간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역량을 강화하는 시간이었다. 모든 서비스가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만약 처음부터 완벽하다면 그건 그냥 바꾸는게 너무 비싸서 참고 쓰는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일 것이다. 블록체인이 시장에 등장하고 실패와 작은 성공이 거듭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면 실패를 거듭하던 회사들은 공룡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표준화만 해도 그렇다. 하나의 표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비평과 공격이 따르고, 이를 보완·개선하고 끝까지 살아 남은 제품만이 표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실패에 관대한가?”에 대해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Q. 스타트업으로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블로코를 응원한다. 10년 뒤 블로코의 모습을 그리며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블로코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써의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이다. 개인적으로 최근 재미있게 생각하는 점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하겠다는 회사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팀이 중요하다. ‘인증앱’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증앱’을 만들기 위한 암호학자나 보안 전문가가, ‘외환송금’을 잘하기 위해서는 외환 전문가와 금융 서비스를 이해하고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블록체인 플랫폼이라면 데이터베이스나 분산 데이터 시스템,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검색엔진, 추론엔진, 룰엔진 등의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보고 직접 운영해 본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블로코는 이런 회사들과 경쟁하고 싶지는 않다. 블로코의 경쟁력은 하이프나 특정한 워딩에 집착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한창 뜨던 3년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블로코의 인력 구성도 당연히 이에 발 맞춰 이뤄져 왔다. 앞으로도 이 부분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10년 뒤 블로코의 모습은 단순히 유명해지기 보다는 해당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진정한 가치가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조중환 기자 illssim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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