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의 토대를 마련한 블록체인산업 동향

기사승인 2019.12.03  09: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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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산업에서 실사용을 통해 가치 증명

[CCTV뉴스=석주원 기자] 2017년 비트코인 광풍으로 촉발된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기대감은 암호화폐 거품이 꺼지며 함께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기술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블록체인과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에 대한 가시적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와 사업 모델이 발굴되고, 실제 적용되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최근 블록체인 시장의 주요 이슈는 무엇일까?

 



■ 시진핑 한 마디에 ‘들썩’, 비트코인 투기 여전

2017년부터 2018년 초반까지 진행됐던 비트코인의 엄청난 가치 상승은 광기에 가까운 투기 열풍이 만들어 낸 참상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비트코인과 함께 맹렬히 불타올랐다가 몇 개월 후 급격히 냉각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가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 뉴스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최근에도 중국발 뉴스 덕분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일이 있었다. 지난 10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 자리에서, 블록체인을 미래 산업 육성의 핵심 기술로 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하락세에 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날 대비 40% 급등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투기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국은 그동안 암호화폐 거래를 철저히 규제하는 나라 중 하나였는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으로 드디어 중국의 암호화폐 시장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중국의 규제는 바뀌지 않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은 블록체인 기술과, 이 기술을 응용한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해 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어쨌든 중국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중국 정부는 인민일보를 통해 외산 암호화폐의 중국 내 진출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시진핑 국가주석 발언 이후 들썩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약 한 달 만에 제자리를 찾아갔다.

더욱이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이 있던 날에서 이틀 후, 암호화 기술 전반을 규제하는 암호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의 암호법 내용을 살펴보면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암호화 기술의 규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사실상 암호화폐와 관련된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폐쇄적인 모습과는 별개로, 중국 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 프로젝트도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중국이 자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개발을 위해 외산 암호화폐를 차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낳고 있기도 하다.
 



■ 시작하기도 전부터 삐걱대는 ‘리브라’ 프로젝트

비트코인 광풍에서 한발 물러서 시장 상황을 관망하던 글로벌 리더 기업들도 하나 둘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페이스북의 리브라를 꼽을 수 있다. 리브라(Libra)는 페이스북이 2020년 발행할 예정인 암호화폐로, 페이스북 코인(혹은 페북코인)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리브라는 기존의 암호화폐와는 성격이 조금 다른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을 지향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이름 그대로 코인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암호화폐를 의미한다. 비트코인이 엄청난 주목을 받으면서도 대중적으로 화폐로서 인정을 못 받은 가장 큰 이유는 가치가 고정되지 않아 실물 경제에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는 국가에서 그 가치를 보장하는 법정화폐이며, 발행주체인 국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한 화폐의 가치도 일정한 범위 안에서 보장받는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가치는 프로젝트의 전망과 투자 혹은 투기에 의한 자금 흐름에 따라 변동폭이 매우 크며, 이 가격에 대한 가치가 담보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암호화폐의 가격을 일반 화폐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수준에서 묶어 둘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보통 법정화폐를 담보로 코인의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를 위해서는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주체가 발행한 코인의 총량과 동일한 가치의 법정화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Tether)의 경우 1코인 당 1달러의 가치에 대응하도록 설계되었으며, 2018년 8월 기준으로 5억 달러 이상의 코인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역시 테더와 마찬가지로 미국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셜 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관련 업계의 관심과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는 마스터카드, 비자, 우버, 페이팔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글로벌 카드 및 결제 서비스 회사들이 참여했다. 이러한 기대감은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신해 실물경제에서 사용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발표 후 6개월이 되어가는 현 시점에서 리브라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리브라 프로젝트로 인해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페이팔을 시작으로 마스터카드, 비자, 이베이 등 굵직한 업체들이 리브라 협회를 탈퇴하면서 지지 기반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이대로 좌초될지, 아니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가 내년 블록체인 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될 듯싶다.
 

▲ 페이스북 리브라의 비전(공식 홈페이지)



■ 블록체인 위협하는 양자컴퓨팅?

얼마 전 구글은 양자 우위(Quantum upremacy)를 달성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양자 우위는 양자컴퓨터가 지금의 디지털 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은 것을 말한다. 양자컴퓨터는 꿈의 컴퓨터라고도 불리며, 이론적으로 지금의 컴퓨터보다 월등히 빠른 연산 속도를 발휘하는 컴퓨터를 지칭한다. 컴퓨터의 미래로 여겨지는 만큼 IBM,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표적인 컴퓨터 관련 기업들과 선진국들이 양자컴퓨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대하는 수준의 양자컴퓨터는 등장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23일 구글이 양자 우위에 도달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양자컴퓨터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지금의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계산을 양자컴퓨터로 2분 30초 만에 풀어냈다고 한다. 다만, IBM의 전문가들은 구글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너무 낮게 잡았다고 지적하며, 구글의 양자칩 ‘시카모어(Sycamore)’가 2분 30초 만에 풀어낸 계산식은 현재의 슈퍼컴퓨터로 이틀 정도면 풀어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물론, IBM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구글의 시카모어가 양자 우위를 달성한 것은 변함이 없긴 하다.

그런데 이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블록체인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암호화 기술에 있다. 이를 통해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그런데 현재의 컴퓨터가 수 년 혹은 수십 년 걸려야 풀어낼 수 있는 암호를 양자컴퓨터가 수 초 만에 무력화시켜 버린다면 블록체인 기술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구글이 양자 우위 논문을 발표하고 나서 비트코인의 시세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암호화 기술 무력화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구글이 양자 우위에 성공했다고 해도, 이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이미 기존의 암호화 기술과는 다른 유형의 암호화 기술도 연구 개발되고 있어, 양자컴퓨터가 상용화 될 때쯤이면 새로운 암호화 기술 역시 적용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역시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장담할 수 없으며,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발맞춰 새로운 암호화 기술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 산업 전반에 스며드는 블록체인 기술들

암호화폐 열풍은 가라앉았지만, 블록체인 관련된 이슈는 전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소란스러운 수면의 아래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여러 사업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현대BS&C와 에이치닥은 스마트홈 솔루션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 에너지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을 통한 개인 간의 전력거래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주차공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호에 소개한 델 테크놀로지스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자율주행 정보 공유 플랫폼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로 뻗어 나가고 있으며, 기술의 발전 가능성 역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정부 역시 그동안의 무관심과 규제로 일관해 왔던 태도를 버리고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블록체인과 관련해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던 중국 역시 내부적으로 관련 산업 육성을 시작한 만큼, 우리도 뒤처지지 않게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블록체인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석주원 기자 jwseok@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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