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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측기 시장 동향과 전망

기사승인 2019.09.10  10: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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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시장 60% 해외기업이 장악, 돌파구는 ‘선택과 집중’

[CCTV뉴스=김경한 기자] 전문가들이 사람의 ‘실수’나 ‘부주의’보다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자율주행차는 지금까지 6명의 사망사고를 냈다. 출시 전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7년 8월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23건의 화재가 발생하자 정부는 ESS 가동 중단을 권고하고 특별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6월 11일 ESS 시설의 화재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는데, 종합대책에는 고효율 에너지기기 인증제 관련 시험 계측기를 확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6년 8월에는 갤럭시 노트7이 발화로 인해 판매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때 삼성전자는 사고방지를 위해 스마트폰 배터리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2017년 3월에는 반도체 계측기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체인 미래로시스템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산업구조가 전자화, 첨단화, 미세화됨에 따라 제품의 품질을 사전에 검증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측기 산업의 중요성인 높아지고 있다.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하는 기술집약산업
계측기는 각종 측정대상물의 물리, 화학, 전기적 측정치를 수집, 검출, 표시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제어작용을 하는 기기다. 계측기가 측정대상물의 수치를 정확히 측정하고 표시하는 기기이므로, 고도의 첨단 정밀기계라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첨단·고급 계측기류가 수입 비중이 높다. 계측기술은 급속도로 고속화, HDR(High Dynamic Range)화, 고성능화, 지능화,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인공지능화, 통신장치부가형으로 급변하고 있는 추세다.

계측기 주요업체는 포티브 코퍼레이션(독일), 로데 슈바르즈(독일), 안리쓰(일본), 키사이트테크놀로지(미국), 요꼬가와전기(일본), 내쇼날인스투르먼트(미국), EXFO(캐나다), 어드반테스트(일본), 비아비 솔루션(미국), 텔레다인(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미국) 등 미국과 유럽, 일본기업이다.

계측기는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정밀기기인 만큼, 산업의 흐름과 유사한 성장률을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회사들의 계측기에 대한 향후 6~7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이 평균 3.69%로 IMF(국제통화기금)가 제시한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 3.7%와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기술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 성장률이 가파르게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계측기 산업의 성장률을 가장 낮게 본 ReportsnReports는 글로벌 계측기 시장이 2017년 235억 달러에서 2023년 290억 달러로 3.55%의 CAGR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HNY Research Report는 계측기 시장 규모가 2019년 236.2억 달러에서 2026년 292.3억 달러로 3.62%의 CAGR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를 발표한 Markets and Markets는 계측기 시장이 2018년 257억 달러에서 2024년 323억 달러로 3.90%의 CAGR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계측기 시장은 자동차와 운송, 항공과 국방, IT와 통신, 교육, 반도체와 전자, 산업과 의료 등의 분야에서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함께 성장하고 있다. Markets and Markets은 이들 분야 중 의료 분야가 가장 높은 CAGR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 이유는 새로운 헬스케어 장비,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개인 응급보고 시스템의 개발로 이 부문에서 계측기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Research and Markets는 2018년 계측기 시장에서 자동차와 운송 부문이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고사양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한 기술을 갖춘 전 세계 자동차 제조공장 수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이 분야의 계측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2018년 계측기 주요 업체들이 대부분 북미 지역에 존재해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계측기 시장에서 향후 주목할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지역(APAC)이다. ReportsnReports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APAC 지역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 근거로는 인도와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국의 모바일과 인터넷 가입자 수가 상당히 증가함에 따라 통신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이 이어질 것이고, 이와 관련된 제조업체들이 통신 테스트와 측정 솔루션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Research and Market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계측기 시장이 2022년까지 89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분야의 계측기 성장 기대돼
EPNC가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보통신·방송기기의 전체 생산액 중 66%가 3개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가 34%, 디스플레이가 20%, 휴대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가 12% 순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측기 산업의 전망을 살펴보자.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검사장비 시장에 주목하라’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3대 주력산업의 계측기 수요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신규시장 등장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에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반도체가 지속적으로 고사양화됨으로써 이를 점검하는 테스트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계측기를 제조하는 주요 업체로는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반도체·통신 계측기, 분석·의·광학·정밀기기), 테라다인코리아(반도체 테스트장비), 아드반테스트코리아(반도체 시험장비)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 분야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OLED와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만하다. 패턴이 미세화되고 커버글라스와 같은 부속품에 대한 수율 향상이 제조공정에서 중요해지는 만큼 자동화 검사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로는 평판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업체인 오보텍코리아가 있다.

RF와 마이크로파 기술을 소개하는 인터넷매체 MPD(Microwave Product Digest)는 5G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계측기 장비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5G 기술은 더 큰 대역폭을 요구해 새로운 장비 구매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향후 소비확대가 예상되는 5G 스마트폰은 더 많은 전력증폭기, 안테나 스위치, 사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프런트엔드(Frond-end) 모듈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5G 기술의 발달은 계측기 장비의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다. 주요 업체로는 5G NR 시험 인증 시스템을 구축한 키사이트테크놀로지, 5G 디바이스용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한 내쇼날인스트루먼트가 있다.

추가적으로 최근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관련 이슈로 자동차 산업에서도 계측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는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주행하던 테슬라 자동차가 사고를 내고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 13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충전을 하던 전기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람과 차량의 안전확보를 위해 차량의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정밀한 계측기의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이에 더해 RF,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트래픽 기술, 기계적인 사항 등을 측정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더 복잡한 DAQ(데이터수집)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기술력과 브랜드인지도에서 앞서는 수입제품
우리나라는 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계측기 수요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10위 권 내의 내수 시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의 60% 이상을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해외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계측기의 수요처인 2165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기반이 취약한 국내 계측기 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입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정밀도, 성능, 내구성 등 품질경쟁력(55%)과 브랜드 인지도(20%) 측면에서 수입품이 국산품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품은 비싼 가격(50%), 불편한 A/S(22%), 늦은 납기(17%)의 문제도 상존한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신뢰성 있는 선진국의 제품을 선호하다 보니 국내 계측기 제조업체가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부의 지원책이 크지 않고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위주로 계측기가 제작되고 있어 국내업체들은 중저가 제품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기업의 정밀기술 제품은 미국과 EU 수입제품에 비해 기술경쟁력에서 밀리고, 범용제품은 중국 등 개발도상국 제품에 밀리는 전형적인 샌드위치 현상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계측기 기업은 선진국 제품의 약점으로 지적받은 부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제품의 강점은 편리한 A/S(신속하고 용이한 서비스 대응)가 42%, 저렴한 가격이 16%, 빠른납기가 13%, 수요처에 맞춤한 제작/생산이 10%, 기타가 19%(부품 수급의 용이성, 조작의 편리성, 우수한 기술, 제품의 질 향상 등)로 나타났다.

계측기 산업이 기술집약적인 산업이고, 국내 계측기 생산업체가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된 만큼 단기간 내에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개발에 나서며 국내 수요처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지원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품이 우위에 있는 A/S와 사후관리, 짧은 납기, 수요처와의 영업관계 등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으므로, 이러한 영업 기반을 바탕으로 수요처와의 공동기술대응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리라 여겨진다.

김경한 기자 khkim@tech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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