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대선의 에이치닥,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파트너 대상 이자놀이 하나?

기사승인 2019.06.24  10: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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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AC 탐사보도 시리즈 3편

[CCTV뉴스=조중환 기자] 에이치닥이 DApp 생태계 확산을 빌미로 투자심사 과정에서 사채이자에 버금가는 불평등 독소조항을 제안해 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에이치닥은 범현대가(家) 3세인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설립한 블록체인 전문기업으로 2017년 당시 약 2800억원을 모집해 글로벌 최대 규모의 ICO(세계 5위)를 성공시킨 바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일명 ‘현대코인’으로 불리는 ‘에이치닥’의 정대선 사장이 지난해 6월경 모 언론매체 인터뷰를 통해 밝힌 “토종코인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롤모델의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와 정면으로 대치가 되는 사건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확산과는 본질적으로 괴리감이 있어 그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터뷰에 응해준 해당 디앱(DApp) 업체는 현재 에이치닥과의 협업을 중단한 후 오히려 에이치닥 보다 높은 코인가격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닥이 DApp 생태계 확산을 빌미로 사채이자에 버금가는 불평등 독소조항을 제안해 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미지=홈페이지 캡쳐)

 

■ 범현대가를 앞세운 투자제안

에이치닥이 DApp파트너 개발과 생태계 확대를 통해 플랫폼 상용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공표했던 지난해 8월경, 업계에서는 ‘정대선 사장이 스위스 VC들과 함께 900억원 규모의 매칭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 에이치닥의 이 같은 공표는 정부의 ICO금지 조치이후 투자자금 유치에 목말랐던 유망한 프로젝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복수(複數)의 취재원에 따르면 실제로 8월부터 10월까지 에이치닥을 기반으로 한 DApp 파트너들을 발굴하는 노력이 이어졌고, 프로젝트들에 대한 에이치닥의 투자심사(이하, ’투심) 준비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에이치닥 측이 먼저 파트너사로 참여해 주기를 제안 했었죠”

제보를 해준 A사의 CMO B씨는 당시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투자금 유입이 절실했던 그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대답했다.

B씨는 “당시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투자금 유입이 절실했던 우리로써는 에이치닥의 제안이 그저 한줄기 빛과 같이 고맙기만 했었다” 며 ”에이치닥이 당사 프로젝트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당연히 투자가 확정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메인넷이 꼭 에이치닥일 필요는 없었지만, 범 현대가로 마케팅상 전략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당시 에이치닥을 파트너사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 앞에선 ’DApp 생태계 확산’ 그 이면엔 ‘사채 이자 놀이’

하지만 긍정적 사업기회로 판단했던 에이치닥측의 제안은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투심에 앞서 몇차례의 협의를 진행하던 중 에이치닥 측이 투자 조건으로 A사 대표이사의 연대보증과 담보제공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소프트캡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에이치닥에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디앱 육성은 인큐베이팅 개념과 유사하다. 하지만 에이치닥은 마치 금융권의 대출과 같은 방식으로 파트너십을 제안한 것이다.

B씨에 따르면 A사가 에이치닥에 제안했던 투자규모는 총 10억원으로 현금투자가 아닌 에이치닥의 코인인 ‘DAC’을 스왑(Swap)하는 개념이었다고 한다.

갑작스러웠지만 A사로써는 이미 논의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고 투자를 받기 위한 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A사 대표는 연대보증은 물론 자신이 경영하던 다른 사업체까지 담보로 제공해야 했다.

이후 디앱 발굴이라던 에이치닥과의 협의는 더욱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몇일 뒤 에이치닥과 현대BS&C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투심이 진행됐다. 당시 B씨는 에이치닥의 파트너를 대상으로 진행한 투심에서 왜 현대BS&C 대표이사가 참석했는지 의아 했다고 한다.

에이치닥은 법률적으로 에이치닥 재단이 운영주체이므로 현대BS&C가 참여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랜 기간 준비해온 터라 투심은 무리없이 진행됐고, 몇일 뒤 이메일을 통해 최종통과 됐다는 통보가 왔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또 다른 전제 조건이 붙어 있었다.

‘상장시점 한달기간까지 투자원금의 3배를 보장하는 가격유지 조건, 가격유지 실패 시 이에 대한 에어드랍 등 보상조건 추가 요청’

A사의 대표는 에이치닥 측의 황당한 조건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담보를 전제 조건으로 한 것은 투자가 아닌 사채이자 놀이와 다름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투자로 이윤을 추구하는 투자전문회사에서는 있을 수 있는 얘기다. 하지만 에이치닥 기반의 DApp 생태계 확산을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고 대외적으로 계획을 밝혔던 플랫폼사로써 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 없다. 더군다나 에이치닥 백서에 생태계 조직 및 전략적 파트너를 위한 사용처가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에이치닥 역시 TGE 당시의 가격유지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트너에게 투자금의 3배 유지와 미달성시 이를 상환하라는 조건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후 A사는 에이치닥의 불공정 독소조항을 전제로 한 계약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함을 알리는 메일을 끝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 처음엔 투자, 알고 보니 사채… 허공에 날려 버린 6개월

DApp 생태계 확산을 표방한 에이치닥의
갑질 (게티이미지)

B씨는 “에이치닥 투자 조건들이 아무리 사업 리스크 경감을 위한 대비책이었다 하더라도, 에이치닥 자체도 ICO이후 참여자들에게 제시했던 로드맵 조차 이행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벌인 이 같은 행동은 그저 갑질에 불과하다”고 손사례를 쳤다.

그 밖에도 에이치닥은 향후 투자유치를 미끼로 계약 전 사전마케팅을 해야 한다며 에이치닥이 참여한 행사에 동참하라는 제안을 받았고 무려 3차례에 걸쳐 울며 겨자 먹기로 참가비용을 공동 부담했다고 한다.

B씨는 “결국 6개월이라는 시간도, 불필요한 돈도 낭비하는 꼴이 됐고, 다른 훌륭한 파트너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비용 마저 날려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주고받은 메일 내용만 보더라도 블록체인 비즈니스 본연의 가치와는 거리가 먼 의도가 엿보였다”며, ”ICO로 모금된 금액조차 회사의 자산으로 착각하며 참여자들을 투자자로 생각하지 않는 태도를 볼 때 마다 블록체인 전문 기업으로서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메인넷을 보유한 플랫폼사가 발행한 코인의 가치는 메인넷과 연결된 수 많은 DApp들과의 트랜젝션이 활발히 일어났을 때 비로소 상승한다. 때문에 경쟁력을 갖춘 DApp들과의 파트너십과 계약체결은 해당 플랫폼의 향후 비전과도 직결된다. 이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에 버금가는 견고한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와 같다.

B씨는 “현대가 아니었다면 끌려 다녔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대규모 ICO를 성공해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던 곳이었고, 나름 현대라는 브랜드 공신력 때문에 도움을 받고자 했으나, 결국에는 그것을 이용해서 ‘갑질’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씁쓸해 했다.

에이치닥은 2017년 대규모 ICO를 진행하고 난 후 현재까지 메인넷과 연결된 디앱이 전무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래 백서에는 기술개발은 물론 생태계 확산과 유지를 위한 계획이 반드시 수록된다백서에 기재된 행위를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스켐이라고 생각한다며 에이치닥은 활성화를 시키겠다고 계획만 잡아 놓고 실행을 하지 않았고이는 결국 네임벨류를 이용해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꼴이라고 역설했다

에이치닥의 갑질이 불러온 피해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에이치닥과 파트너십을 논의했던 또 다른 기업인 C사의 경우 A사보다 더 불합리한 조건을 요구 받아 결국 파트너십을 포기했다.

C사 대표 D모씨는 에이치닥과 있었던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하며 “범 현대가의 이름을 앞세워 불합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에이치닥의 행태는 공정하고 투명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지적하며 “에이치닥으로부터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내가 왜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에이치닥은 “디앱과의 투자심사 및 계약 상황에서 디앱 파트너를 대상으로 손실 발생 시 원금 이상의 투자금 회수를 계약 조건으로 요구한 사실이 있냐”는 본지의 질문에 “당사는 에이치닥 참여자 분들께서 모금해 주신 자금을 헛되이 소진할 수 없기 때문에, 디앱 파트너 계약에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A사는 대형 글로벌 거래소 아이닥스(IDAX)에 상장 중이고 코인가격은(6월 19일 오전 현재) 에이치닥에 비해 약 20~40% 정도 높게 거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사를 파트너로 활발히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에이치닥은 지난 3월 향후 사업 전략과 기술 개발 로드맵 발표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앱 파트너를 풍성하게 유치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중환 기자 illssim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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