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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안전 책임지는 CCTV, 보급의 역사와 현황

기사승인 2019.06.05  09: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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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생활 침해 논란에서 최고의 안전 지킴이로 거듭난 영상보안 시스템

[CCTV뉴스=석주원 기자] CCTV. 요즘 TV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다. 그만큼 이제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또 우리에게 익숙한 장치가 바로 이 CCTV, 즉 감시카메라다. CCTV는 Closed-circuit Television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폐쇄회로 텔레비전이 된다. 일반적으로 CCTV는 특정한 목적에 따라 한정된 공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촬영된 영상물을 허락된 관계 자들에게만 제공하는 폐쇄된 환경 속에서 운영된다. 그래서 폐쇄회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CCTV의 본래 뜻과 달리 공공의 안전이나 서비스를 목적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감시카메라가 많은 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CCTV가 공공의 안전을 위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침투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 군사적 용도에서 공공안전 시스템으로


CCTV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의 독일에서다. 당시 독일에서는 V2 로켓의 시험 발사를 관찰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직접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는 없었기에 로켓 발사대에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기록에 남아 있 는 첫 번째 CCTV로 보고 있다.
하지만 CCTV를 공공안전 분야에 처음 도입한 것은 미국이다. 1965년 미국의 한 언론에 CCTV의 필요성에 대한 보도가 실렸다. 그리고 4년 후인 1969년 뉴욕 경찰이 뉴욕 시청에서 가까운 지방자치 건물에 CCTV를 설치한 것이 공공안전을 목적으로 사용된 첫 번째 사례로 알려져 있다. 1973년에는 뉴욕의 명소인 타임스퀘어에도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CCTV가 처음으로 설치됐지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뉴욕에 CCTV가 설치된 이후 미국 전역에서 CCTV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기 시작했는데, 특히 1980년대에 들어서는 공공 분야뿐 아니라 은행과 마트, 주유소 등 범죄 발생율이 높은 민간 매장을 중심으로 CCTV 보급율이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언제 공공 분야에 CCTV를 처음으로 도입했을까? 우리나라도 의외로 꽤 이른 시기부터 CCTV를 운영했다. 1971년 서울의 주요 교차로 12곳에 CCTV를 설치하고 교통관제센터를 운영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안전 분야 영상감시 시스템이다.


■ 국내 CCTV 설치 현황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CCTV 대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초창기부터 CCTV 설치에 적극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서울 지하철에 CCTV가 처음 설치된 것이 1970년대 후반으로, 당시에는 1호선 일부 위험 구간에만 설치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야 새로 만들어진 모든 지하철 역사에 CCTV가 기본으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렀던 잠실 주경기장의 CCTV는 고작 24대에 불과했다고 한다. 서울시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 주경기장에는 경기장 내부에 94대, 외부에 16대의 CCTV가 설치돼 운영 중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공공분야 CCTV 보급률이 높아진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2002년 서울 강남구가 범죄취약 지구에 CCTV 5대를 설치해 시범운영을 시작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범죄 예방 및 검거, 시민 안전을 목적으로 한 공공기관 CCTV가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에서 설치한 CCTV 숫자를 2008년부터 행정안전부에서 공개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설치한 총 CCTV 숫자는 15만 7197 대였지만, 가장 최신 자료인 2017년에는 95만 4261대로 10년 사이 약 6배 증가했다.
민간으로 넘어가면 이 숫자는 더 커진다. 사실 민간에서 설치하는 CCTV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추정치가 대부분이다. 2015년 새누리당 김상문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450만 대의 민간용 CCTV에 대해서 정부가 전혀 관리ㆍ감독 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든지 몰래 카메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지만, 이 당시 언급한 450만 대라는 CCTV 숫자에 대한 출처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나마 국가통계포탈(KOSIS)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사업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보화통계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약 368만 개의 사업장에서 800만 대 이상의 CCTV가 설치되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7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서는 민간용 CCTV 숫자를 1300만 대 이상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간용 CCTV는 정확한 현황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보급 대수와 속도는 공공기관을 월등히 앞서고 있는 실정이다.


■ 공공안전 분야에서의 CCTV

초기 CCTV 설치의 주요 목적은 시설 안전과 관리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공분야에서 CCTV를 활용한 미국도 1980년대까지는 교통관제용으로 CCTV를 주로 사용했고, 한때 세계 최대의 CCTV 설치 국가로 손꼽혔던 영국의 경우에도 1970년대 중반부터 주요 지하 철역과 고속도로에 CCTV를 설치해 교통 시설의 운영관리를 위해 활용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초기 CCTV 도입 목적은 교통관제와 지하철 안전 운행 같은 기간 시설의 안전 점검과 관리를 위해서였다. 우리나라에서 CCTV를 본격적으로 범죄 예방 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시점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상당히 늦은 편이었다.
우리처럼 일찌감치 CCTV를 시설관리에 이용한 미국이나 영국은 1980년대부터 이미 범죄 예방용 CCTV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도인 서울에서조차 2000년대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범죄 예방용 공공 CCTV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대신 범죄 예방 등 공공안전을 위한 CCTV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었다. 시설관리 및 화재예방을 위한 공공기관 CCTV는 2008년 9만 8011대에서 2017년 44만 3542대로 약 4.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범죄 예방을 위한 공공기관 CCTV는 5만 1700대에서 45만 9435대로 약 8.9배 증가해 전체 CCTV 설치 용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면 이렇게 급증한 CCTV가 실제로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고 있을까? 2014년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CCTV 설치 후 범죄율은 지역에 따라 최소 7%에서 최대 51%까지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2017년 대전시에서 안전 취약 지역에 CCTV를 늘렸더니 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강도와 절도 사건은 45.8%나 줄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특히 CCTV는 범죄 예방뿐 아니라 범인 검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울산시는 CCTV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시작한 후 범죄 발생 건수가 2년 사이 11.8% 줄고, 범인 검거율은 같은 기간 16.6% 늘었다는 통계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은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근처 CCTV의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다. CCTV 분석을 통해 범죄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모습은 범죄가 등장하는 창작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지난 4월 짧은 시간 큰 상처를 남긴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과 관련해서도 발화 지점과 원인 분석에 CCTV 영상이 큰 도움이 된 바 있다. 이처럼 이제 CCTV는 공공안전의 최전선에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일등공신이 되어가고 있다.


■ CCTV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군가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걸로 모자라 기록까지 남긴다면? 누구나 소름 끼치고 불안한 생각이 들 것이다. 공공기관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CCTV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개인 사생활 침해를 둘러싼 의견 충돌은 꽤나 민감한 주제로 떠올랐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이유로 과연 불특정 다수를 당사자의 허락없이 감시해 도 될 것인가? 과거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CCTV에 의한 범죄 예방 효과와 범인 검거율 상승, 그리고 시설물 관리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되면서 CCTV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2017년 한국 갤럽이 실시한 범죄 예방용 CCTV 설치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CCTV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77%에 달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CCTV에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늘릴 필요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CCTV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은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은 범죄의 가해자가 될 가능성보다 피해자가 될 확률 이 더 높기 때문이다. 범죄나 사고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증거나 증인이 없어 억울하게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때 CCTV 기록이 있다면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을 타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CCTV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은 남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과거에는 물리적인 유출, 즉 CCTV로 촬영한 영상물이 저장되어 있는 저장장치를 직접 떼어가지 않는다면 유출될 우려가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인터넷에 연결된 CCTV들이 많다 보니 해킹 등 정보보안 측면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감시ㆍ통제 사회로의 전환?

최근의 CCTV들은 ICT기술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지능형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CCTV가 단순히 영상만 촬영하는 것이 아닌, 피사체에 대한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더욱 효율적인 감시체계를 만들어 준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최대의 CCTV 보급 국가로 급부상한 중국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과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접목해, CCTV에 찍힌 사람들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BBC의 한 기자가 2017년에 자신의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중국 공안당국에 자신을 찾아보라는 요청을 한 적이 있는데, 중국 공안당국은 단 7분만에 CCTV만으로 그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고 한다. 이는 이미 기술적으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것처럼 CCTV로 사람 들의 모든 데이터를 검색하고 추적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9초에 한 번씩 CCTV에 찍힌다는 이야기가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타깃으로 삼은 사람의 이동 경로를 9초마다 한 번씩 체크해 감시할 수 있다. 만약 국가 권력이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정부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24시간 감시할 수도 있다. 디스토피아적인 근미래 세계관을 다루는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런 상황들이 실제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현재에도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기초해 촬영한 개인들의 정보를 함부로 저장하거나 공유하지 않는다. 문제는 공공기관 CCTV보다 훨씬 많은 민간용 CCTV다. 민간용 CCTV를 위한 설치 및 운영 가이드와 규제가 있긴 하지만, 수백만 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민간용 CCTV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단속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능형 CCTV의 도입은 사회 감시 시스템의 효율성 증대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새로운 과제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


■ 공공의 영역에서 개인의 영역으로

한편, 공공안전 분야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CCTV는 최근 더 개인적인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사업체 같은 단체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CCTV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맞벌이 부모가 증가하면서 혼자 남겨진 아이를 위해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가정이 늘었 다. 그리고 부모들은 일을 나가 있는 사이 집에 남아 있는 아이를 보고 싶어했고, 이런 수요를 노린 가정용 CCTV가 일찍부터 성행했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와서야 집에 홀로 남은 반려동물이나 아이를 보기 위한 가정용 CC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자기 집뿐만 아니라 어린이집과 학교 등 자녀가 있는 모든 곳에 CCTV 설치를 원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어린이 집과 학교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인권 침해 문제도 거론되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겨 두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목적으로 공개되는 CCTV 영상에는 특정 인물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식으로 신분을 감춰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CCTV가 일반적으로 보급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다. 어쨌든 CCTV는 이제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이러한 논란들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하겠다.


석주원 기자 jwseok@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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