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블록체인 게임 DApp, 성공 위해선 ‘사업’으로 시작해야…

기사승인 2019.04.08  1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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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범 블로코 대표

마이크립토히어로즈(My Crypto Heros)와 이오스 나이츠(EOS Knights)는 이더리움과 이오스 진영의 간판 게임 DApp이다. 하지만 일일 사용자 수(Daily Active Users, DAU)는 각각 2000여 명과 7000여 명 수준으로(댑레이더 기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나 브롤스타즈의 한국 내 DAU가 120~180만 명 사이인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사용자 수가 늘지 않는 이유로 '킬러 앱'의 부재와 부족한 생태계 규모 등을 꼽는다. 하지만 블록체인 주요 플랫폼 상위 20위 DApp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DApp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발생하는 트랜잭션이나 일일 사용자 수 모두 20%가 채 안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게임 DApp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 블록체인보다 먼저 게임에 집중하라

블록체인 게임 DApp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블록체인이란 기술, 특히 암호화폐/토큰 이코노믹스라는 아이디어에서 기획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기존 게임 업계나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동기부여 없이 단순히 블록체인이 가진 투명성이나 탈중앙성 등에만 기대며 ‘크립토 판타지(Crypto Fantasy)’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작게는 게임 내의 보상이나 인센티브를 특정한 코인으로 주거나, 조금 크게는 게임 내 데이터 주권 등을 사용자에게 넘기는 식의 어설픈 아이디어만 나오는 실정이다.

▲ 이더리움 기반의 게임 DApp, 마이크립토히어로즈
▲ EOS 기반의 게임 DApp, 이오스 나이츠

또한, 특정 영역에 국한된 게임 서비스는 스팀이나 유비소프트, EA 등과 같이 훨씬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존 업계 경쟁업체와 비교했을 때, 블록체인을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형 게임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인디 게임 개발자조차 설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렇게 환상만을 토대로 기존 게임업체들이 사용자 경험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에 블록체인을 바로 도입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게임 업계가 다른 곳보다 신기술이 빨리 적용되는 분야이긴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확실한 기대 효과 없이 게임 핵심 분야에 바로 적용할 정도로 공격적인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게임 업계는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트렌드가 쉽게 바뀌는 진정한 의미의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회사들이 직접 개발하고 출시하는, 완전히 블록체인에 기반한 ‘온체인’ 게임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유통 채널이나 사용자 확보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단순히 블록체인에 익숙한 일부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에 집중하다 보니, 게임 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언감생심, 블록체인 자체의 문제조차도 해결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다.

▲ DAU 기준의로 본 블록체인 DApp 순위. 대다수가 도박에 집중돼 있다. / 출처: dapp.com

■ 꿈보다 현실적인 사업에 집중하라

또, 최종 사용자와의 접점인 거래소나 블록체인 지갑의 불친절하다 못해 무례하기까지 한 사용자 경험은 기존 게임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임성이 뛰어나지도 않은데 플레이를 위해 ‘스테이킹’이나 ‘리소스’, ‘프라이빗 키’ 등 익숙치 않은 개념을 찾아 배우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렇듯 높은 진입 장벽 덕에 직접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혹은 그럴 수 있을 거라 믿는) 도박에 훨씬 많은 사용자들이 몰리고 있으며, 온체인으로 출시된 게임들 조차도 많은 수가 도박성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직접적인 방식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만 의미 있는 상용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일례로 다른 컨텐츠와 캐릭터나 스토리 등을 공유해 수익을 나누는 공동 지식 재산권 관리나 디지털 저작권 관리(Enterprise Rights Management, ERM), 혹은 인게임 광고 모델을 들 수 있다.

최근 영화나 게임을 비롯해 다른 컨텐츠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비롯한 지식 재산권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경우 수익 배분 등의 문제로 인해 대기업 간 제휴 방식 외에는 현실화가 어렵다. 디지털 저작권 관리(게임 라이선스) 역시 인증키 방식을 우회하는 수많은 방식과 불법 복제 덕분에 스팀, 구글, 애플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관련 수익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직까지 전광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인게임 광고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영상이나 광고를 보여주는 대신 광고주의 특정 상품을 토큰화해 게임에 삽입하는 등의 방식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렇듯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실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분야에서 먼저 기반을 다져야 게임업체나 사용자 모두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기회비용 등을 증명해야 한다.

다른 업계에서 수년간 블록체인 기반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PoC) 사업을 진행해 사업 타당성을 확인하고 주요 관계자를 설득했던 것처럼 블록체인 게임 업계도 지금 당장 유니콘을 쫓기보다 현실적인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단순히 하나의 트렌드로 치부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조중환 기자 illssim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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